국내 휴대폰제조업체들이 내년부터 스마트폰 커버용 강화유리를 대체할 플라스틱 합성소재를 잇따라 채택한다. 강화유리는 사실상 코닝이 독점 공급하면서 높은 가격과 가공과정 불량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 왔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플라스틱 복합소재 커버를 적용한 스마트폰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우선 채택할 플라스틱 복합소재는 신일본제철 자회사 신닛패스가 생산 중인 '실플러스'다. 이 소재는 플라스틱의 유연성·가공성을 지니면서도 유리와 비슷하게 90% 빛을 투과시킨다. 표면 경도도 6~7H로 유리에 근접했다. 열 변형이 작도록 내열성을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투명 폴리이미드(PI) 필름을 기존 강화유리 대체 소재로 개발하고 있다. 일본 내 휴대폰업체들은 이미 실플러스 커버를 제품 생산에 적용 중이다.

문제는 코닝의 고릴라 유리보다 비싸다는 점이다. 업계는 대량 공급을 하면 가격은 빠르게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도 실플러스를 커버로 채택한 7인치 스마트패드 제품을 내년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팬택은 국내 소재업체가 개발한 플라스틱 복합소재 커버를 검토 중이다. 폴리카보네이트와 아크릴(PMMA)을 혼합한 수지에 유리섬유를 삽입한 복합소재다. 기존 플라스틱보다 강도가 훨씬 높은데다 가볍고 얇은 휴대폰을 만들 수 있다. 가공성이 좋은 것도 장점이다. 다만 빛 투과율은 아직 87.5%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팬택은 소재 성능이 개선되면 물량을 늘릴 계획이다.

<뉴스의 눈>

현재 터치스크린패널(TSP) 기술이 감압식에서 정전용량식으로 진화하면서 플라스틱 커버는 일부 저가 터치폰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사라졌다. 플라스틱이 흠집이나 열변형에 취약하고, 빛 투과율이 낮아 해상도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업체들이 커버에 유리를 사용하는 이유다.

현재 대부분 고가 모델에는 코닝의 고릴라 유리가, 중저가 모델에는 소다라임 유리가 각각 적용된다. 그러나 강화유리는 원소재 부족에다 가공 어려움까지 더해져 만성적인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강화유리는 테두리를 둥글게 깎는 면취 공정에서 불량률이 가장 높다”면서 “여기서 생긴 불량이 유리 전체로 파급되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플라스틱 소재업체들은 강화유리 단점을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 중이다. 플라스틱 복합소재는 별도 화학공정이 없으며 면취 과정에서 균열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다만 양산성과 높은 수준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것이 남은 숙제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용 커버유리는 대부분 중국·일본에 의존하고 있고, 원소재는 코닝이 독점하고 있다”면서 “플라스틱 복합소재는 가볍고 얇은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고 커버유리 가격 하락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